6-7년 전 처음으로 맥북을 사용했었다. 아이폰 및 아이클라우드를 사용하면서 자연스레 맥북으로 관심이 옮겨갔고, 당시에 욕을 많이 먹었던 맥북프로 터치바모델이 이상하게도 예뻐 보이더니 200 이 넘는 거금을 주고 구매하게 되었다. 디터 람스를 롤모델로 하던 조너선 아이브가 있던 시절, 디자인을 위해서 성능을 포기하던 때 만들어졌던 랩탑이다보니 실제 무게나 두께보다는 훨씬 얇고 날렵한 느낌을 주고 덮어 놓았을 때에도 금속바디가 주는 느낌이 참 만족스러웠던 기억이 난다.
시간이 지나 하드웨어는 뒤쳐졌고, 올해 들어서는 조금만 프로그램을 돌리면 팬소리 때문에 신경이 거슬리는 일이 잦아지다보니 신형 맥북을 기웃거리다 13인치 맥북에어를 구매하게 되었다. 처음 신형 맥북을 보고 든 생각은 투박하다였다. 더 큰데 무게도 가볍고, 얇기까지 한데 아무래도 디자인 차이가 있긴 하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같이 놓고 보면 한쪽은 디자인 가전, 한쪽은 사무용 랩탑 느낌. 그래서 맥북프로를 가지고 있을까도 생각해보았지만 두대나 두고 있을 필요는 없어서 바로 당근에 내놓았고, 막상 맥북에어만 남으니 이녀석만의 디자인적인 매력이 있는거 같기도 하다. 좀 더 생산적인 일은 하고 있는 느낌도 든다.
성능은 물론 사파리를 켜는 것 만으로도 체감이 된다. 처음 살 때는 팬리스여서 발열이 괜찮을까 생각도 들었는데, 전문적인 작업이 많지 않아서 그런지 잠깐잠깐 파이널컷 등 프로그램을 돌리는데에 전혀 불편함이 없었다. 오히려 팬 소리가 안나다 보니까 쾌적한 부분도 있다. 같은 13인치이지만, 조금 더 넓은 화면도 장점이다. 무게도 0.3kg 정도 가벼워졌는데, 충전기 무게 까지 생각하면 휴대성은 훨씬 좋아진 듯 하다. 처음에는 터치바가 없는게 좀 어색하긴 했지만, 며칠쓰니 역시 생각은 잘 안난다. 터치바때문에 구매했던 BTT 는 유용하게 사용중이다.
지금 M2 맥북에어 A급 중고는 90-100 사이에서 구매할 수 있어 보이는데, 이정도면 만족스러운 가격인 것 같다. 다만 램이 8GB 라 사용 시 최적화를 위해서 여러 프로그램을 돌리기는 어렵고, 심지어 Chat GPT 를 사용하면서 리소스 사용이 많아지면 가끔 먹통이 되는 경우도 있지만 업으로 삼는 건 아니여서 감수하면서 사용할 만 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