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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손잡이의 골프

dailynote00 2024. 6. 25. 12:05

 

 

나는 좌투좌타, 축구도 왼발잡이고 글씨만 오른손으로 교정한 전형적인 한국식 왼손잡이이다. 지금부터 한 7-8년 전 처음 스크린 골프를 쳐보면서 골프를 접했고, 모든 것이 오른손잡이 기준으로 세팅되어 있다 보니 자연스레 나도 우타로 연습을 하게 되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아마 다른 왼손잡이들도 나처럼 우타로 전향하다 보니까 좌타자가 희소해지면서 우타 위주로 세팅하는 게 훨씬 경제적이어서 이렇게 된 것 아닐까 싶기도 하다.

 

처음에는 공이 너무 안맞아서 왼손잡이 골프로 여러 번 검색했었는데, 왼손잡이는 채를 끌고 내려오기 좋고 래깅이 수월하다. 훅이 잘 안 난다 등등 좋은 이야기만 쓰여있었다. (지금 생각하면 오른손잡이 골퍼들의 가스라이팅인가 싶기도 ㅜㅜ ) 나도 그 말을 믿고 연습에 매진했고 어느 정도 공을 맞춰서 앞으로 나가니, 이번에는 비거리 욕심이 생겼다.

 

왼손잡이는 여기서부터 문제다. 오른쪽으로 힘을 실는 방법을 터득할 수는 있는데 왼쪽을 따라가지 못한다. 어릴적 부터 공을 던지거나, 공을 차거나 또는 라켓 운동을 할 때 항상 쓰던 왼쪽은 자연스럽게 온몸을 사용해서 회전 에너지를 만들어낼 수 있으나, 성인이 되어서 쓰기 시작한 오른쪽은 왼쪽만큼 자연스럽게 힘을 짜내기가 어렵다. 개인적으로는 야구배트를 휘두르는 게 느낌을 이해하는 데에 도움이 된 것 같다. 나도 어느정도 비거리는 나지만, 장타자들과 라운딩을 할 때면 '왼손으로 치고싶다' 하는 생각이 든다.

 

두 번째 문제는 거리감각의 차이이다. 당장 5m 떨어진 곳에 공을 던지면, 왼손은 자연스레 탄착군을 형성하지만 오른손은 가끔 크게 엇나가는 포인트가 있다. 근육의 미세 조정에 대한 문제인데 이것도 내 주손과 아닌 손의 차기가 확실히 크다. 그래서 나는 어프로치가 무섭고 퍼팅은 10m 까지는 루틴대로 치지만 그 이상 감각이 필요한 영역에서는 헤멜 때가 많다. 물론 연습과 경험이 해결해 줄 수 있지만 출발선이 다르다는 점을 말하고 싶다. 어떤 분들은 퍼터만 좌타로 구비해서 치기도 한다는데 확실히 감각적인 측면에서 도움이 된다고 한다. 실제로 투어 선수들도 보면 홀을 보면서 퍼팅하는 선수들도 있는 걸 보면 무시할 수 없는 영역이기는 하다. 퍼터는 한번 바꿔볼까 하는 생각이 들다가도, 보통은 직구를 해야되다보니 선뜻 손이 가진 않는다. 예전처럼 골프를 치는 것도 아니고 말이다.

 

간간히 필드를 나가면, 예전보다 왼손잡이 골퍼를 보는 경우가 많아진 것 같다. 좀 더 좌타에게 우호적인 인프라가 되어 쉽게 쉽게 칠 수 있었음 좋겠다. 만약 그렇게 되면 왼쪽으로 깨백을 목표로 다시 연습할지도? ㅎ